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한국어

글모음 2





載雨 前

헤어진 지 사흘 째 되나보다. 無事히 집에 到着하였는지 궁금하구나.
물론 이 글을 받아 볼 때는 집에서 그립던 정을 풀고 있겠지만 하도 괴상한 세상이고 보니 역시 궁금함을 금치 못하겠다. 너도 알고 있겠지만 지난 11일 그러니까 네가 집으로 떠난 날이다. 論山行 버스가 전복 發火하여 끔찍한 참사를 일으켰다더라.

課外는 오늘 모두 끝났고 아이들은 이 貴重한 一週日을 爲하여 希望에 찬 schedule을 궁리하며 헤어졌다. 오늘 全體終禮를 하였는데 校長先生任께서는 自己의 學窓時節에 갖은 난관 중에서도 단 하나 굳센 意志만으로 努力하였음을 예들어 굳센 意志를 갖고 꾸준히 工夫에 熱中하라고 말씀하셨다. 역시 가슴속을 파고드는 말씀이었다고 느껴진다. 선우先生은 特別히 高3의 편의를 보아 시험까지 연기하는 만큼 歸鄕하는 學生들은 이번 기회에 大學入試까지의 모든 준비를 하여 올 것이며 또 모든 것을 잊고 日光浴에 熱中하라고 부탁하더라.

國史試驗은 print를 時間에 배부하여 答을 쓰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答을 불러 주고는 고만이더라. 問題와 答案은 開學하면 볼 수 있을 테니 과히 걱정할 것 없다.

이제는 이번 一週日을 爲한 나의 계획을 적어 보겠다.
우선 내일은 仁川에 가서 볼일(?)을 보고 모래 귀가하여 16일에는 캠핑 出發이다. 멤버는 文煥이네들과 함께이며 目的地는 仁川 부근이라고 하는데 나도 잘 모를 곳이다. 나는 그저 따라 갈 뿐이니까. 19일에 귀가하여 20일은 집에서 푹 쉬련다.

내가 載雨네 동네에 關하여 아는 것은 없지만 바다 가깝고 山 가깝다니 그만하면 훌륭하지 뭐. 물론 낮에는 수영과 日光浴을 잊지 않겠지만 가끔 山으로 헤매며 사색에 잠겨 보는 것도 헛일은 아니겠지. 사색이란 우리 생활과는 뗄 수 없는 것이니까. 여하튼 이런 기회에 방에 들어앉아 工夫하는 것은 反對하고 싶어.

18日에 上京하거든 20日에는 집에 들르기를 기다리겠다.
載雨의 꺼멓게 탄 얼굴을 한번 구경하고 싶구나. 흰 것이 꺼멓게 되면 퍽 이상하겠지? 나와 比較하여 봐도 좋구.

아무쪼록 볕에 끄슬린 얼굴을 보여주기 부탁하며 이만 펜을 놓으련다.

어쩐지 가능할 것 같아서 처음부터 이런 외람된 글을 보내니 理解하여 주기 바란다.

1957.8.13.
賢九 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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