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한국어

글모음 2





載雨에게

雨의 힘찬 글을 받아보니, 기쁜 마음, 반가운 마음, 마음 구석구석에 감추어져 있던 鄕愁의 마음들이 모두 되살아 나옴을 느끼네.

달이 뜨자 길어진 그림자들이 엉키인 松林, 그 사이를 소주나 들치근한 막걸리를 마셔가며 詩와 自然을 읊는 月下의 두 李太白, 졸졸 흐르는 시냇물 보다, 아니 이슬보다 淸新한 友情이 아닐 수 없네.

또 해가 지고, 찾아드는 夜陰 속에서 작은 램프를 켜고 尊貴한 生命들을 爲하여 외치는 두 스승의 목소리. 그 속에는 無限의 힘과 生活하는 예수님이 계신 것을 느껴보네.

또 한 가지 보내주신 Picasso의 그림은 잘 감상하였네. 都市 아이들의 눈에는 언 듯 고무풍선으로 느껴질 것 같은 여러 개의 가로수의 想念, 그 위에 밤과 공포를 의미하는 것 같은 두 개의 테없는 안경, 비밀 암호와도 같은 子音과 母音의 自由結合, 거기다가 先生의 검은 잉크 ?,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지, 아마도 死아니면 좀 더 생각하라의 思의 의미 같기도 하고), 그 構圖配置야 말로 調和均衡을 이룬 名畵가 아닐 수 없네. 몇 萬 弗이 될지 모르는 이 名畵, 잘 保存하겠네.

便紙 感想文이 너무 길어진 것 같네.
東基, 東鎬, 用宰, 天輔 모두 다 잘 있네. 各者 앞에 열린 希望의 大路를 全速力으로 疾走하는 중이지.

편지 쓸 때부터 생각했지만 내 이야기 쓸 것이 하나도 없네그려. 매일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책을 본답시고 낮잠만 자는 게 일수 이니 말일세. (나도 예수님이나 따라가서 막걸리나 얻어먹을 것을 그랬어) 그렇지만 독일어는 조금 touch해서 아 베 체 데는 끝냈다네. 그럼 이것으로 제 1막은 끝막겠네.

예수님의 건강과 健鬪를 빌며-----------.


鉉에게

他鄕 千里인 唐津에서 어머니 젖 생각이 간절할 것을 무척 同情하네 (하하 오해 말어) 그러나 옆에는 예수님도 있고 또 시골처녀도 있고... 또 막걸리도 있고, 달도 있고 夜學堂 先生의 官職 아닌 職도 있고....아마 어머니 젖 보다는 더 달콤할는지도 모르지. Zara도 있고.....

나는 그저 그럭저럭 소일하고 있네. 新年의 淸新함도 없고 그저 舊態依然의 生活 그대로 이네. 健康은 똥속이 편하니까 살이 오른 것뿐일세. 막걸리 짱아! 아니 酒界의 王者인 君도 술살이 무척 올랐을 게네. 雨의 편지에서 보면 얼음도 얼지 않은 모양인데 그것도 skate 복이 적은가 보군.... 나도 skate 한번 신어 보지 않았다네. 농은 고만하고.

雨의 便紙를 받고 이제야 答狀을 쓰게 되었네.
그동안 鉉에게도 편지 한 장 띄웠어야 할 것인데 너도 알다시피 원체 게을러서....深深한 諒解가 있기를 비네.

理念의 實踐, 友情의 妙境 等에서 오는 기쁨이 넘치는 鉉의 生活이 무척 부럽기만 하네. 夜學도 며칠 남지 않은 것 같은데. 그간 鉉의 貴體 健康하시기를 비네. 無事히 歸鄕하여 友의 消息 좀 전해주게. 나도 便紙하겠네.

1961. 1. 13.
太燮 드림

두 先生 모두 亂筆 및 接하여 쓴 便紙帳에 諒解와 容恕가 있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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