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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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 2

칼럼 詠 鷄/김세신 제공

2017.01.02 23:29

원방현 조회 수:62

☆詠 鷄☆
 <중앙일보 베이징 특파원 신경진>

 

정유(丁酉)년 닭의 해가 밝았다.

한자 鷄(계 · 닭)는

닭이 우는 소리인 해(奚)와

뜻을 나타내는 조(鳥)로 이뤄졌다.

 

비둘기(鳩 · 구)가 구(九)하고 우는 것과 같다.

<설문해자(說文解字)>는 닭을

"때를 아는 가축(知時畜也)"이라고 했다.

 

시경(詩經)해설서 <한시외전(漢詩外傳)>은

닭의 오덕(五德)을 말했다.

 

머리의 벼슬(冠)은 문(文),

다리 발톱은 무(武),

적을 앞에 두고 용감히 싸우니 용(勇),

모이를 보면 서로를 부르니 인(仁),

밤을 새워 때 맞춰 울어 새벽을 알리니 신(信)이라 했다."

 

'덕금(德禽)'으로 불린 이유다.

 

닭은 십이간지(干支) 중 유일한 새다.

200여 종이 존재했으며

지금도 70여 종 100억 마리가 인류와 함께한다.
 

"머리 위 붉은 관은 쓸모가 없구나

(頭上紅冠不用裁)/

온몸은 눈처럼 희어 늘 걸어다니네

(滿身雪白走将來)/

평생 감히 말은 가벼이 하면 안되니

(平生不敢輕言語)/

한 번 울면 천만 호가 깨어나기 때문이니라

(一叫千門萬戶開)"


중국 명(明)나라 화가이자 문인이던

당인(唐寅, 1470 ~ 1523)은

영계시(詠鷄詩)를 지어 닭의 덕을 칭송했다. 
 

"바다에 해 뜨려면 아직은 멀어

(出海日猶遠)/

천지가 아직 밝지 않았네

(乾坤尙未明)/

모든 사람들 단잠에 빠졌으니

(沈酣萬眼睡)/

한 번 울음으로 놀래 깨우네

(驚破一聲鳴)/

먹이 찾으면 암컷 불러 함께하고

(索食呼雌共)/

수컷임을 과시해 적 만나면 다툰다

(誇雄遇敵爭)/

다섯 덕 모두 갖춤을 내 어여삐 여기니

(五憐五德備)/

기장과 함께 삶지 말아라

(莫與黍同烹)"


고려 문인 이규보(李奎報, 1168 ~ 1241)는

이보다 앞서 영계시를 지었다.

몸보신한다며 삶아 먹길 삼가라 권했다.
 

닭 울음에는

서민의 애환이 담겼다.

 

"백골은 들에 널려있고

(白骨露於野)/

천리 안에 닭 우는 소리 없구나

(千里無鷄鳴)/

살아남은 백성은 백에 한 명이니

(生民百遺一)/

생각하면 애간장을 끊게 하는구나

(念之斷人腸)"

 

삼국지의 간웅 조조(曹操)는

'호리행(蒿裏行)'에서

전쟁의 참상을 닭 울음으로 묘사했다.
 

대선의 해다.

지난 수 년간

"한 사람이 권력을 잡으니

능력 없는 무리의 득세

(一人得道 鷄犬昇天)"가 잦았다.

 

올해

당선인이 삼갈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