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한국어

글모음 2

*  사람이 하늘처럼  *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 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먼저 따서 
보내주고 싶은 생각이 들고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 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렘을 
친구에게 먼저 전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메아리가 오고 가는 친구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벗이다.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장점을 세워주고 
쓴 소리로  나를 키워 주는 친구는 큰 재산이라 할 수 있다.

 

인생에서 좋은친구가 
가장 큰 보배이다 .

 

물이 맑으면 달이 와서 쉬고
나무를 심으면 새가 날아와 
둥지를 튼다.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은 
그런 친구를 만날 것이다.  

아쉬운 마음 섶에서
그대의 미소와 함께 합니다.

 

그대가 마음에 살고 있어
날마다 봄날입니다.

                    /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