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한국어

글모음 2

시 하나 감상하시죠 !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1903-1950)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 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읜 설음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장 용 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