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신 제공)

★ '풀꽃' 詩人의 인생

 

‘풀꽃’이란 詩로 꽤 널리
알려진 시인이지요. '나태주' 라는 詩人입니다.

 

시골 초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하신 분답게

중절모가 잘 어울리는 시골 할아버지 입니다.
  
나태주 시인이 쓴 詩 중에

최근에 알게 된 참 좋은 詩가 하나 있습니다. 

 

病院 중환자실에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을 
만큼 중병을 앓고 있을 때,

 

곁에서 간호하는 아내가

안쓰러워 썼다는 詩입니다.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라는 
題目의 詩였는데,
아내를 위해 하느님께
하소연하는 내용입니다. 
  
☆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하느님!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느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어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病과 함께 藥과 함께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발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한 남자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었던 여자이지요.

 

자기의 이름으로

꽃밭 한평, 전밭 한 뙈기 가지지 않은 여자예요.

 

남편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고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느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하지 마시어요!

 

♧♧♧♧♧♧♧♧♧♧♧

 

아내를 위한 간절한 마음이

뭉뚝뭉뚝 묻어나는데,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남편의 글에 화답하여
쓴 아내의 글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남편이 드린
기도보다 더 간절한 기도,

시인 아내의 절창이었습니다.

 

  ☆ 너무 고마워요 

 

남편의 病床 밑에서 잠을 청하며

사랑의 낮은 자리를 깨우쳐주신 하느님!

 

이제는 저이를 다시는 
아프게 하지 마시어요.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罪로

한 번의 苦痛이 더 남아 있다면, 

 

그게 피할 수 없는 우리의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하느님!

 

저 남자는 젊어서부터
분필과 함께, 몽당연필과 함께 산, 

시골 초등학교 선생이었어요. 

 

詩에 대한 꿈 하나만으로
염소와 노을과 풀꽃만 욕심내온 남자예요. 

 

詩 외의 것으로는

禍를 내지 않은 사람이에요.

 

책꽂이에 경영이니 주식이니

돈 버는 책은 하나도 없는 남자고요.

 

제일 아끼는 거라곤

제자가 선물한 만년필과 그간 받은 편지들과 

외갓집에 대한 추억뿐이에요. 

 

한 여자 남편으로

토방처럼 배고프게 살아왔고, 

 

두 아이 아빠로서

우는 모습 숨기는 능력밖에
없었던 남자지요. 

 

공주 금강의 아름다운 물결과 

금학동 뒷산의 푸른 그늘만이

재산인 사람이에요. 

 

운전조차 할 줄 몰라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남자예요. 

 

승용차라도 얻어 탄 날이면

꼭 그 사람 큰 덕 봤다고 
먼 산 보던 사람이에요.

 

하느님!

저의 남편 나태주 시인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좀만 시간을 더 주시면

아름다운 시로 당신 사랑을 꼭 갚을 사람이에요.


♧♧♧♧♧♧♧♧♧♧♧

 

부부가 나누는 지극한
사랑이 따뜻한 감동으로 전해집니다.

 

 ‘한 번의 고통이 더 남아있는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라는 기도 앞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만은...

 

이만한 기도를 물리치시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토록 순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

 

※풀꽃 시인,

나태주 님의 '풀꽃'을 함께 소개합니다.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 꽃  3

 

‘기죽지 말고 살아 봐
꽃피워 봐 참 좋아’

 

#2014년 풀꽃문학상 시상식에서

김남조 시인의 인상적 축사도 소개를 합니다.
 
풀꽃은 작은 꽃이 아니예요.
그리고 상품으로 팔고 사는 꽃이 아닙니다.


풀꽃은

이세상의 모든 야생화들의 이름에 해당하는 꽃입니다.

 

가장 종이 많고 
무리가 크고 그리고 풀꽃은 밤에도
테이블 위에 놓이거나
전등불 아래 놓이는 꽃이 아니고 
바람과 달빛과 별빛 안에 있는 꽃입니다.

 

그 꽃은 꽃 중의 꽃이고 참으로 깊이있고 
축복받은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도 풀꽃, 풀꽃할 때 
풀꽃이 얼마나 크고
하느님의 꽃이고 
바람의 꽃이고 
대자연의 정기를 모아서 피는 


절대적이고
상품가치를 초월한 꽃이라는 것을 
잘 알것입니다.

 

부디 
꽃의 긍지를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댓글 0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2 맹인의 등불/정윤표 원방현 2017.09.18 12
431 종교와 관계없이/박해수 원방현 2017.09.18 14
430 국운(國運)이 쇠(衰)하면/이호식 원방현 2017.09.18 13
429 역사의 수레바퀴 원방현 2017.09.18 12
428 탈무드 이야기/김병학 제공 원방현 2017.09.10 25
427 심훈 시비 제막식 기념사/심천보 원방현 2017.09.08 11
426 카라바조의 생애/정유석 원방현 2017.08.30 15
» 풀꽃 시인의 인생/김세신 제공 원방현 2017.08.05 15
424 사냥 남자와 동굴 여자/정유석 원방현 2017.08.02 19
423 8가지 잘못/이무일 제공 원방현 2017.07.31 31
422 흘러가는 물도/김세신 제공 원방현 2017.07.30 13
421 맥아더/이호식 제공 원방현 2017.07.29 15
420 냇 터너의 반란/정유석 제공 원방현 2017.07.26 16
419 인생의 짐/김병철(CA) 제공 원방현 2017.07.23 22
418 칼럼: 對話의 妙 /글 장용복 원방현 2017.07.20 58
417 친구의 유물 원방현 2017.07.19 31
416 나를 위한 하루/김대호 제공 원방현 2017.07.08 33
415 두문불출 친구 원방현 2017.07.07 40
414 싸가지가 없다/김세신 제공 원방현 2017.07.07 32
413 구름은 지나가는 것 원방현 2017.07.0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