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한국어

글모음 2

 

◎ 오비이락(烏飛梨落)의 교훈 ◎

 

인과경(因果經)에 이런 말이 있다.

"자기가 지은 업보는 자기가 받고

자신이 뿌린 씨앗은 자신이 거둔다."

 

이 말은 곧

좋은 인연을 지으면 좋은 결과를 낳고

나쁜 업을 지으면 악한 과보를 받는다는

인과의 철칙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말이 있다.

 

이 이야기는

천태지자 대사의 해원석결 (解寃釋結)이란

유명한 법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중국 양무제때

선지식으로 이름을 날리고 법력이 높았던 지자대사가

어느 날 지관 삼매에 들어계셨다.

 

산돼지 한마리가 몸에 화살이 꽂힌 채

피를 흘리며 지나간 후

곧 이어 사냥꾼이 뒤를 쫓아와

 

“산돼지 한 마리가

이곳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하고 묻는 것이었다.

 

이때 대사가 그를 보고

“엽사여!

그 활을 던져 버리시오”

하며

다음과 같이 법문을 하셨다.

 

오비이락파사두 (烏飛梨落破蛇頭)

사변저위석전치 (蛇變猪爲石轉雉)

치작엽인욕사저 (雉作獵人欲射猪)

도순위설해원결 (導順爲說解怨結)

 

生前에 까마귀가 배나무에서

배를 쪼아 먹고 무심코 날아가자

나무가 흔들리는 바람에 배가 떨어져

 

그 아래서 빛을 쬐이고 있던

뱀의 머리를 때려 죽고 말았다.

 

이렇게 죽게 된 뱀은

돼지 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고

뱀을 죽게 한 까마귀는 생을 마치고

꿩으로 태어나게 되었는데

숲속에서 알을 품고 있었다.


이때 돼지가 칡뿌리를 캐먹다가

돌이 굴러 내려서 꿩이 죽었다.


이렇게 죽음을 당한 꿩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

사냥꾼이 되어

그 돼지를 활로 쏘아서 죽이려는 순간


지자대사가

이들의 지난 삼생사(三生事)를 내다보시고

더 큰 원결과 악연으로 번져가지 못하도록

 

사냥꾼에게

이 같은 해원(解怨)의 법문을

설해주게 된 것이었다.

 

지자대사로부터

삼생사에 얽힌 이러한 법문을 듣게 된 사냥꾼은

크게 뉘우치며

그 자리에서 활을 꺾어 던지 버리면서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겠다."며

다짐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지자대사의 오비이락의 법문을 들으면서

고의가 아닌 무심한 실수에서 비롯된 일들이

점차 악연으로 번져 끝까지 따라 다니면서

서로 죽고 또 죽임을 거듭하는

무서운 악연과 원한관계를 볼 수 있다.


삼세인과경(三世因果經)에

"중생들이 어리석음으로 인해 악업을 짓고

한량없는 과보를 받으니

그 고통을 어찌 다 감내하며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전생에 지은 복은 금생에 받고

금생에 지은 복은 후손이 받고 내가 받는다."

고 하였다.


"미래와 내생이 죽어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자손이 나의 미래요.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들이

곧 내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작은 생명일지라도 사랑하고

좋은 인연을 지으면서 선업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

오비이락(烏飛梨落)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