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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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詩가 있는 오후마당 ! /백상기

2015.09.09 00:11

원방현 조회 수:485

詩가 있는 오후마당 !
  
   아내의 계명

   시   인         임 보

늘 하는 훈계지만
전기밥솥에서
밥을 뜰 때는
숟가락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늘 저녁도 혼자
매실주 한잔 마시다가
(아내는 부재중)
밥솥에서 몇 숟갈 밥을 뜬다
  
밥주걱 찾기가 귀찮아
아내의 계명을 어기고
그냥 숟가락으로 밥을 푼다
  
아차,
숟가락 끝이 밥통 바닥에 닿는다
(도금에 상처 나면 큰일이다)
  
그렇지만 
혹 아내가 발견해도
나는 주걱으로 펐다고
발뺌하면 그만이다
  
그래도 내 속이
이리 언짢은 걸 보면
계명은 역시 
어겨서는 안 되는 것인가 보다



*전남 순천산
196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상화시인상,시와 시학상 등 수상
현재, 월간<우리 詩>편집인

#군더더기
종교나 사회적으로 
꼭 지킬 것을 요구 받는 것이 계명이지만 
아내의 계명은 
그 보다 더 엄중하죠. 

어겼을 때는 
바가지라는 엄청난 징계가 기다리니까요. ㅎㅎㅎ

세월이 가면 갈수록 
그 징계의 횟수와 강도는 무서워집니다. 
뭐, 제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요. ㅋㅋ

시인은 발뺌하면 그만이다고 하면서도 
두려운게 틀림없을 겁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