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에세이]

 미국 작가들의 주정 중독 

 

 필자는 오래 전에

헤밍웨이, 포크너, 스타인벡, 유진 오닐, 잭 런던, 앨런 포, 테네시 윌리엄스 등

약 40명의 미국 작가들을 한데 묶어 ‘작가와 알코올 중 독’이란 책을 발간한 적이 있다.(2005, 램덤하우스중앙).

 

모두 수년간에 걸쳐 이 칼럼을 통해 오랫동안 소개한 인물들이다.

 

그런에 당시에 언급한 작가들 말고도 단편소설의 대가 오 헨리나 '모비 딕'을 지은 허만 멜빌 같은 유명한 작가들도 유명한 알코올 중독자였다.

 

오 헨리의 경우에는 전성기에 매일 위스키 두 병을 마시면서도 주옥같은 단편을 수 없이 발표했다.

 

 문학과 음주의 불가분한 관계는 미국 작가들에게만 한정되어있지는 않다.

 

일찍이 BC 14세기에 로마의 시인 호레이스는 물이나 마시는 작가가 쓰는 시는 영속성이 없으며 재미도 없다고 언급했다.

 

'토배코 로드'의 어스킨 콜드웰, '냇 터너의 고백', '소피의 선택', '보이는 암흑'을 지은 윌리엄 스타이론, 'Butterfly 8'을 비롯해서

 

수많은 소설을 발표한 존 오해러 같은 작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로 활동했던 작가들로 '몰티즈 팰콘' 같은 소설로 유명해진 대쉴 해멋이나 레이먼드 챈들러 같은 탐정 소설가들,

 

자기 이름에 대문자를 사용하지 않기로 유명했던 c.c. 커밍스, 그리고 33세의 나이로 멕시코에서 돌아오는 배에서 투신자살한 하트 크레인 같은 시인도 중독자였다.

 

 그밖에도 '지상에서 영원으로‘ (From Here to Eternity)나 ’엷고 긴 붉은 전선‘ (The Thin Red Line)같이 제2차 대전을 무대로 주로 전쟁 소설을 쓴 제임스 존스,

 

게다가 “내 초가 양쪽에서 타고 든다./ 오늘밤을 넘기지 못하겠지/ 그러나 아! 내 적들이여, 오! 또 내 친구들이여/ 이 불빛이 지금은 아름답지 않은가?”라는 슬픈 서정시를 쓴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같은 여류 시인도

 

지나친 음주로 인해 일생을 누리지 못하고 일찍 작고했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아도 제1차 세계대전 전후를 통해 형성된 미국 문단에서 많은 작가들의 맏이 되어 수많은 작가들의 선배이자 스승 역할을 한 셔우드 앤더슨(Sherwood Anderson, 1876-1941)도 알코올 중독자였다.

 

 그는 36세였던 1912년에 “정신병”으로 인해 클리블랜드에 있던 직장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가 나흘 후 정신이 혼미하고 몰골이 꼴이 아닌 상태로 발견되었다.

 

후에 그는 물질주의적 생활에서 의식적으로 탈주하려던 시도였다고 설명했고 젊은 작가들은 이 말을 그대로 믿어 그의 행동을 영웅화시켰다.

 

 그러나 이 “정신병”에 대한 가장 근사한 추측은 그가 며칠 간 계속해서 술을 마시고 정신없는 방랑생활을 했으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는 스콧 피츠제럴드, 존 스타인벡, 윌리엄 사로얀, 톰 월프, 어스킨 콜드웰, 헨리 밀러 등에게 직접,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고 작품을 지도해 주었다.

 

특히 헤밍웨이나 포크너에게는 직접 그들과 같이 지내면서 그들의 글을 읽어가며 조언해 주었다.

 

그는 1919년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란 소설을 발표하여 미국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미국 중서부 소도시를 배경으로 해서 주민 남녀의 입장에서 본 23개의 주제로 나뉜 스케치나 짧은 이야기를 모은 것인데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이다.

 

그래도 이 작은 마을에서 주민들이 갖는 외로움과 소외감, 성적 충동과 정조 지킴, 부귀와 가난, 근검과 방탕 같은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윌리엄 포크너와 같이 살면서 창작을 도와주었을 때 “요크나파토파”란 가공의 카운티를 설정해 놓고 여기서 일어나는 일로 15권의 소설을 저술하게 한 것도 셔우드 앤더슨의 ‘와인즈버그, 오하이오’에서 받은 영향이었다.

 

필자가 정신과 수련을 마치고 약 20년간 개업을 한 곳  바로 옆에 엘리리아란 작은 도시가 있었는데

 

앤더슨은 이 도시에서 살았으며 와인즈버그도 이 도시를 배경으로 했다고 알려졌다.

 

이 작품에 대해 어네스트 헤밍웨이, 하트 크레인, E.M. 포스터, 레베카 웨스트 같은 작가들이 최상의 찬사를 보냈다. 

 

 20세기 중반까지 뉴욕 문학계에서는 작가가 술을 마시는 것을 당연시했고 술을 마시지 않는 작가는 오히려 경원의 대상이었다.

 

술은 남성의 상징으로 존경되었고 창작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간주되었다.

 

이것은 당시 뉴욕을 중심으로 전개된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비슷하다.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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