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한국어

글모음 2

김세신 시조

唐詩鑑賞 

 

♡ 飮酒看牡丹(술 마시며 모란꽃 본다) ♡

ㅡ 劉禹錫(772 ~ 842) 작.

 

今日花前飮 

甘心醉數杯

但愁花有語

不爲老人開.

 

오늘 이 꽃 앞에서 술 마시고

마음 흐뭇하여 한껏 취해 보나니

다만 시름짓는 건 저 꽃이 말하듯

난 노인을 위하여 핀 것이 아닌 데 라는것.

 

 작자 유우석의 字는 夢得으로, 江蘇省 徐州(彭城) 사람이라고도 하고, 湖南省 洛陽 사람이라고도 함. 벼슬은 集賢殿學士에 이르고 이어서 蘇州刺史에 이르렀으나 王叔文 사건에 연루되어 朗州(호남성 常得)로 좌천되었다. 여기서 王叔文 사건이라 함은 환관 등의 세력에 반대하여 국정을 일대 혁신하려든 움직임으로, 실패 후 낭주로 좌천되었다가 다시 連州刺史가 되었다. 이후 裵渡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連州 太子賓客 겸 검교대부상서가 되었음으로 세간에서는 그를 劉賓客이라 했다.

 

 이처럼 그는 두 번이나 좌천되었다가 이제 노인이 되어 돌아왔고, 이제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무료하던 차에 '花王'이라 일컬어지는 모란꽃을 앞에 두고 술을 마시게 된 것이다. 그러하니 오늘은 마음껏 마시게 되었지만, 이미 노인이 된 마당에 열적고(표준어로는 '열없고'임) 부끄럼과 더불어 어딘가 우울함이 떠나지 않는다는 심정을 나타낸 게 아닌가 싶다.

 

  유우석은 柳宗元과 더불어 교분이 두터웠음으로 "柳·劉"라고 병칭되기도 했고, 또 白居易와 詩文을 주고 받는 사이였기에 "劉·白"으로도 불렸다. 그의 시는 통속적이면서도 청신했다. 그는 法理가 잘 행하여져서 狀·罰이 분명하면 사람들도 천명에 바라는 것이 없겠지만, 만일 法制가 흐트러져 있어 상벌이 분명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오로지 천명에 기도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 所信派였다. 末年에는 儒學者임에도 불구하고 佛敎에 대해서 타협적인 자세를 가져왔다고 한다.

  저서로는 劉賓客(劉夢得)集이 있다.

 

** 유우석의 또 다른 유명시 두 편.

 

⊙ 秋風引(가을 바람을 읊은 노래<引>) : 五言絶句.

 

何處秋風至

蕭蕭送雁群

朝來入庭樹

孤客最先聞.

 

어디서 불어오는 가을 바람인가

쓸쓸히 부는 바람 속에 기러기떼 날려 보내네

이 바람에 뜰 앞 정원에서 나는 소리

외로운 나그네가 맨 먼저 듣는다.

 

⊙ 秋思(가을 생각) : 七言律詩.

 

自古逢秋悲寂寥

我言秋日勝春朝

晴空一鶴排雲上

便引詩情到碧宵.

 

옛부터 가을이 오면 

쓸쓸하다 슬퍼들 하지만

나는 가을 날이 봄(아침)보다 더 좋다 하네

맑은 하늘에 한 마리 학이

구름 헤치고 떠 오르면

내 시정(시심)도 그에 끌려

푸른 하늘로 둥실 날아오르네.

  (* 霽山 김세신, 정리. 2018.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