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7 14:43
고시조감상 ㅡ 002.
가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이 직 (李 稷) (1362 ㅡ 1431),
호는 형재(亨齋).
이 작품은,
겉으로는 선한 체 꾸며 자신을 호도하는 사람치고
정작은 그렇지 못 하고 사실 속이 검은 경우가 많은데,
너야 말로 남의 흉만 보고
무턱대고 비난하는 행동을 하는 것 아닌가?
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이 글은
겉만 보고 흔히 티를 잡아 비난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지만,
실상 겉과 속이 다른 존재는
바로 네가 아닌가 하는 말을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다.
교언영색(巧言令色) · · ·,
즉 남의 환심을 사서 아첨하는 교묘한 말을 하고
얼굴빛을 보기 좋게 꾸민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겉만 보고 사람을 쉽사리 판단하지 말라는 말의 뜻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아닐까?
겉과 속이 정반대로 다른 것은
바로 너를 두고 한 말일 것이라는 경고의 뜻을 전한다고 하겠다.
위 작품은 오늘날에도 충분히,
아니 오히려 오늘날의 도덕 · 윤리적으로
심히 타락한 상황에 더욱 어울리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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