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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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 2

김세신 시조

고시조감상 ㅡ 009/김세신

2015.03.07 15:00

원방현 조회 수:350

고시조감상 ㅡ 009.

 

힘써 하는 싸홈(싸움) 나라 위한 싸홈인가

옷밥(衣食 : 이해관계)에 묻혀(관련되어) 할일없이 싸호놋다

아마도 끊이지 아니하니 다시 어이하리요(아무런 대책이 없구나)

 

이덕일(李德一, 1561 ㅡ 1622) 작.

이덕일의 字는 漆室, 光海朝 연간 활약.

 

온갖 힘을 다 쏟아서 죽기 살기로 하는 싸움이

진정 나라 위한 싸움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고

다들 서로의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 서로 싸우는구나.

 

그러니 이를 말릴 사람도 없고

제 스스로도 그만두지 않으니

이에는 아무런 대책도 없다는 한탄스러움을 토로한 작품이다.

 

오늘날 사회 각 분야에서도

이러한 형태의 이해관계로 인한 다툼이 치열하여

그에 따른 사회의 불안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특히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복지를 우선시해야 할 정치판에서조차

오히려 더 극심한 과욕을 앞세워 자파의 이익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으니,

 

이러한 투쟁 상태는

고금동서가 다름이 없는 것 같다.

한심한 사태가 아닌가.

 

고래로 우리나라의 政爭은

특히 심한 것 같지 아니한가?!

 

위의 작품과 함께

같은 작자의 또 하나의 작품도 아울러 감상함이 어떠한가?

 

이는 저외다(저것입니다)3 하고 저는 이외다 하네

매일에(매일같이) 하는 일이 이 싸홈뿐이로다

이중에 고립무조(孤立無助)는 임(王)이신가 하노라.

 

이것이 옳다 하면 그게 아니고 저것이라 하고,

저것이 옳다 하면 아니 이것이 옳다고 하여 끝없이 다투기만 한다.

 

이런 가운데 고립무원으로 손해 보는 이는

바로 임금님이 아닌가 하는 한심한 싸움의 결과를 논한 것이다.

 

이는 심각한 당파싸움의 과정에서

옳게 왕을 보좌할 생각조차 없는 조정 관료들의 그릇된 행태를

임금님의 외로운 처지에 비유하여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것이다.

 

특히 오늘날에 있어 당쟁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대다수의 국민이 아니겠는가?!

 

당쟁관련

또 다른 작품 하나 더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말리소서 말리소서 이 싸움 말리소서

至公無事(극히 공정하게)히 말리소서 말리소서

진실로리옷말리시면(말리기만 하신다면) 蕩蕩平平하리라.

 

작자 미상이나,

海東歌謠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싸움이 한창인데 제발 못 싸우게 말리십시오.

극히 공정 무사한 결과가 되도록 제발 말리십시오.

 

정말 말리실 수만 있다면

그 결과는 매우 공평무사하고

서로 터놓고 화해해서 살게 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