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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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신 시조

고시조감상 ㅡ 013/김세신

2015.03.07 15:18

원방현 조회 수:284

고시조감상 ㅡ 013.

 

뉘라서 날 늙다턴고(늙었다 하던가) 늙은이도 이러한가

곷 보면 즐겁고 잔 잡으면 우음(웃음) 난다

귀 밑에 흩날리는 백발이야 난들(나로서는, 나라고) 어이 하리요(어찌 하겠는가)

 

李仲集(生沒年代 미상) 작.

이 작품은 해동가요, 가곡원류에도 수록되어 있음.

 

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술 마시는 것의 즐거움을 아는데,

이런 나를 누가 늙었다고 하겠는가 하고 이의를 제기하지만,

 

모르는 사이에 세월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귀밑에 늘어난 백발을 보면

어찌 나이를 속일 수 있겠는가 하고 세월의 무상함을 한탄한 작품이다.

 

이와 같이 늙음을 안타깝게 여겨

세월의 덧없음을 탄식한 작품을 몇 개 더 살펴본다.

 

사람이 늙은 후면 거울이 원수로다(원수처럼 싫다)

마음이 젊었으니 네 얼굴만 여겼더니(나의 일인 줄로만 알았더니)

센 (하얗게 변한) 머리 생긴 모양 보니 다 죽은(이젠 희망이 없는)듯 하여라.

 

이 작품은 辛啓榮(1577 ㅡ 1669, 號는 仙石) 작으로,

사람이 늙었다 해도 마음은 언제나 청춘인데,

단지 그놈의 거울 때문에 얼굴 비춰보고 늙음을 실감하며,

 

더구나 흰머리를 비춰보고는

이젠 더 버틸 희망도 없고

속절없이 늙어 죽을 수밖에 없는 목숨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어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허니(치려고 했더니)

백발이 제 몬져 알고 즈름길로 오더라.

 

인간이 늙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니

무슨 수단이나 방법으로 이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이나,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늙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어리석게도 이를 막고자 몸부림치는

인간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