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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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 2

김세신 시조

고시조감상 ㅡ 014/김세신

2015.03.07 15:19

원방현 조회 수:435

고시조감상 ㅡ 014.

 

낙양성 십리허(十里墟)에 울퉁불퉁 저 무덤엔

만고영웅이 누구누구 묻혔는고

우리도 저리될 인생이니 그를 슬허하노라.

 

歌曲源流에 수록된 작품이나,

작자는 미상이다.

 

도시 교외의 수많이 생겨난 北邙山川 저 무덤들엔

살아생전 떵떵거리던 소위 잘 나가던 영웅호걸이라도

얼마나 이젠 초라하게 묻혀있는지 허무한 생각마저 든다.

 

지금 살아 있는 우리도

언젠가는 저렇게 되겠지 하고 생각하니

서글퍼지는구나 하는 심정을 읊었다.

 

이 작품을 보니 죽음에는 선후가 없다지만,

늙어 죽는 것이 원칙이나

젊어서 비명횡사로 요절(夭折)하는 경우도 흔하지 않은가?

 

무덤을 보면 더욱 안타깝고,

최근 나이 들자 하나 둘씩 자주 친구, 지인의 訃音을 접하게 되면,

 

그들에 대한 추억이나 나아가 산소라도 보게 된다면

그 허무함과 옛 생각이 절실해짐은 더욱 절실하다.

 

그리고 전혀 안면 없는 사이라도 많은 무덤을 대하다 보면,

저마다의 화려했었을 시절에 다 각각 간직하였을

수많은 사연들이 서려있을텐데

어찌 안타깝지 않으리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곤 한다.

 

그리고

내 소싯적 아버님이 친구들 초대해서 술잔을 나눌 때면

흔히 듣던 歌詞體의 또 다른 작품을 보면,

 

낙양성 십리 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엔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絶世佳人이 누구시던가

우리 아차 죽어지면 저기 저 모양 될 것인 저, 

에라 만수 · · ·

 

위 작품을 감상하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생각나서 여기에 적어 보면,

 

청초 욱어진 골에 자는다 누었는다(자는가 누어있는 것인가)

紅顔은 어디 두고 白骨만 묻혔난다(묻혀 있는가)

盏 잡고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설워(안타까워) 하노라.

 

이 시조는

푸른 수풀 우거진 한적한 곳에

혹시 자는 것인지

또는 그저 자는 체 하고 그냥 누워있는 것인지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구려.

 

그대가 갑자기

이처럼 저세상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곱디고운 그 얼굴을 지금 어디에서 찾을꼬?

 

정녕 그 곱던 자태는 어디에 두고

백골만 묻혀 있는가

 

지금 생각하니

지나간 시절 서로 친하게 지냈던 때의 추억으로 서

로 서로 잔을 주고받으며 권하던 생각에

더욱 슬퍼지는 구려.

 

이작품은 임제

(林悌, 1549 ㅡ 1587, 號는 白湖로 조선조 선조 때의 작가 :

매일 일 천 개의 말을 암송하였고, 특히 詩才에 능하였다 함.

39 歲에 夭4折함)가

 

황해도 한 고을의 守令으로 임명되어

부임 차 지나가던 길에

黃眞伊(조선조 선조 연간 활약했던 기녀로, 

시재에 능한 文人 女傑)의 墓所를 찾아보며 지었다고 하는 바,

 

이 사건으로 관리로서 품위를 손상시켰다 하여,

부임도 못 하고 봉고파직 당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