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한국어

글모음 2

김세신 시조

고시조감상 ㅡ 015/김세신

2015.03.08 18:36

원방현 조회 수:307

고시조감상 ㅡ 015.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빨리)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 (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 어려왜라(어려우리라)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수어 간들 어떠리.

 

황진이(黃眞伊, 정확한 생몰년 미상) 작.

황진이는 조선조 中宗 연간에 태어나 宣祖 때에 활약한 名妓.

字는 明月,

別名은 眞娘.

재덕을 겸비한, 명문가의 妾 소생으로 일찍 뜻한바 있어 妓籍에 의탁, 기생이 됨.

특히 漢詩와 時調에 특재가 있었다고 함.

앞(고시조감상 ㅡ 010)에 나왔던 徐敬德(花潭)과

개성의 朴淵瀑布 및 황진이,

이 삼자를 일컬어 松都三絶이라 하였다.

 

이 작품은

산골에서 흘러나오는 푸른 시냇물(碧溪水)야 말로

막힘없이 속히도 흘러간다고 뽐내는데,

무엇하러 그리 빨리 가느냐.

 

일단 바다에 가면(一到滄海),

즉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옛 자리에 돌아올 수 없으니,

때 마침 밝은 달이 天空에 가득히 밝게 비춰주는 이 시각,

일단 천천히 쉬어간다면 어떻겠는가 하고 상대방의 意中을 떠 보는 내용으로,

 

이 작품은 眞伊 자신을 그의 字인 明月에 비유하고,

號가 碧溪水라는 몹시도 사모했던 軒軒丈夫였던

어느 王族 출신의 남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심정을 읊은 작품이라는 설이 있다.

또 하나 황진이와 관련하여 덧붙이자면,

花潭 선생으로 알려진 徐敬德은

근엄하고 지조 높은 인품의 도학군자로 추앙의 대상이었던 바,

 

황진이가 유혹5의 손길을 여러 번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넘어가지 않은 유일한 남성으로 알려져 있다.

 

황진이의 그 밖의 유명한 명시조를 몇 개 더 본다.

 

동짓달 기나긴 밤의 한 허리를 버혀 내어(끊어 내어)

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곱게 접어) 넣었다가

어른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 쏘냐

人傑도 물과 같아야(같아서) 가고 아니 오더이다.

 

내 언제 無信하야 님을 언제 속였관대

月況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없네

秋風에 지는 닢 소리야낸들 어이 하리요.

 

어저 내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위의 네 작품은

모두 진이가 기생으로서의 생활에서 겪었던

희로애락의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동짓달 기나 긴 밤의 외로운 독수공방의 신세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날의

아쉽고 짧게만 느껴지는 것과 실감나게 비교하였고,

 

끊임없이 주변에서 스쳐가는 사람들과의 애환 등

人生事의 허무함을 토로하였으며,

 

또 사랑하는 사람이

오해하여 싸늘하게 대하는 데에 대한 섭섭한 갈등의 심정을,

 

마지막 작품은,

마음에 두고 있었던

사람과의 이별을 후회하는 심정을 잘 나타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