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9 11:59
고시조감상 ㅡ 016.
고인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옷 봬(뵈오니)
고인을 못 봬도 녜던(가시던, 행하던) 길 알픠(앞에) 있네
녜던 길 알픠 있거든 아니 녜고(가고, 따르고) 어쩔고(어이하겠는가).
이 작품은 퇴계 이황 선생의 작으로,
앞(고시조감상 ㅡ 008.)에서 본 작품과 비교할 때,
앞의 작품은 조용히 자연 속에서 묻혀 살려는
선비의 자연주의 사상을 읊었다면,
이 작품은 옛 선인들의 훌륭한 행적을 거울삼아
삶과 학문의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는 교훈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즉,
옛 위인들의 행적을 대함에 있어서는
직접 대하고 배우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 분들의 발자취가 훌륭하고 명명백백하거늘
어찌 그에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는 뜻을 읊었다고 하겠다.
퇴계 선생의 또 다른 작품을 몇 수 더 본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어떻겠는가)
草野愚生(초야에 묻혀 사는 필부)이 이렇다 어떠하료
하물며 泉石膏肓(천석고황, 변함없는 자연)을 고쳐 무삼하료.
이는 아무런 사심 없이
서로 조용히 서로 화합하며 사는 생활이 더 없이 만족스러우며,
더욱이나 변함없는 자연, 그것이야말로
그대로 두고 즐기는 것보다 더 값진 일은 없는 것이란 뜻을 읊었다고 하겠다.
청산은 어찌하야 萬古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야 晝夜에 긋지 아니난고(그치지 아니 하는고)
우리도 그치디(그치지) 마라 萬古常靑하리라(항상 푸르리라).
이 작품은 만고에 변함없이 푸른 산,
주야에 쉼 없이 흘러가는 시냇물,
이 모든 변함없는 자연을 따라
우리들의 行動擧止도
변함없이 올바르게 유지할 것이라 하는 교훈을 읊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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