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0 21:15
고시조감상 ㅡ 019.
말하면 雜類라 하고 말 아니면 어리다네
貧寒을 남이 웃고 부귀를 새오나니(시기하니)
아마도 이 하늘 아래 사를(살아 갈) 일이 어려웨라(어렵겠구나).
조명리(趙明履, 1697 ㅡ 1756) 작.
조명리의 號는 蘆江.
이 작품을 볼 때,
말을 많이 하면 세상의 匹夫匹婦들처럼 雜스럽다 얕보고,
그렇다고 말을 안 하면 어리석다고 또한 흉을 보네.
또 貧寒한 것을 얕보고 남이 비웃으며,
富貴로 잘 사는 것 또한 猜忌의 대상이 되니,
아마도 이 하늘 아래(地上)에서 살아 갈 일이
어찌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며
살아가기가 매우 힘들겠구나 하는 심경을 읊었다 하겠다.
세상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남의 일에 관심이 많고
간섭하거나 이유 없이
훼방 놓기를 즐겨하는 경향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싶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그 관심의 초점에 있는 당사자는 얼마나 괴로울 것인가
그 심정을 이해할 만하다 하겠다.
조명리의 작품을 몇 수 더 보겠다.
청려장(靑藜杖, 지팡이) 흩 던지며(급히 집어던지고) 합강정에 올라가니
洞天明月에 물소래(물소리) 뿐이로다
어디서 笙鶴仙人(鶴髮仙人)은 날 못 찾어 하느냐(못 알아 보느냐).
자연에 들어 벗을 만나니 너무나 즐겁고
마음이 급해서 몸을 의지해야 했던 지팡이마저 내던지고
강가 정자에 오르고 보니,
고요한 골짜기에는
밝은 달빛에 오직 흐르는 물소리만이 더해질 뿐이로다.
이러한 때에
진정 흰 수염 휘날리는 진짜 신선이
통소 불며 나타난다 해도
내가 너무도 신선과 구분이 안 됨으로
나를 곧 못 알아 볼 것 아닌가 한다.
雪嶽山 가는 길에 皆骨山 중(僧)을 만나
중다려(중더러) 묻는 말이 楓嶽(가을의 금강산)이 어떠터니
이사이 連하여 서리치니
(서리가 내리니) 때 맞았다 (제철이라) 하더라.
설악산 가는 길에,
그 길에서 가까운 金剛山
(봄에는 金剛山, 여름에는 蓬萊山,가을에는 楓嶽山, 겨울에는 皆骨山)
에 사는 스님을 만나
그에게 금강산의 丹楓 소식을 물으니,
요 며칠 사이에 서리가 내리니
때는 바야흐로 단풍철이어서 제철 맞았다고 대답하더라
하는 내용으로,
이 작품은
對談體의 구조로서
흘러가는 流麗美가 逸品(뛰어난 작품)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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