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1 16:48
고시조감상 ㅡ 043.
興亡이 有數하니 滿月臺도 秋草로다
五百年 王業이 牧笛에 부쳐시니(목동의 피리소리로만 남았으니)
夕陽에 지나는 客이 눈물겨워(눈물이 북받혀 올라) 하노라.
원천석(元天錫, 정확한 생몰 년대 미상) 작.
號는 耘谷,
고려조의 守節臣.
고려 말 세상이 어지러운 것을 보고,
당시의 史蹟을 直記한 野史 6卷을 저술하여
후세에 남기려 家廟에 秘置하다가,
그 曾孫에까지 禍가 미칠 것이 염려되어
消却한 바 있어
지금은 단지 詩集 2卷만 傳해짐.
본래 興亡이란
거듭 있기 마련인지라,
고려가 망한 후
고려조 宮터 이었던 滿月臺도 지금은 폐허가 되어
가을 수풀 속에 초라하고 쓸쓸히 묻혀있고,
오백 년이란 긴 세월 連綿히 이어오던 왕업도
지금은 한 낱 牧童의 구슬픈 피리소리에 실려 불리워지니,
그간의 사정을 昭詳히 알고 있는 過客의 입장에서
저녁노을 받으며 지나가다 그 정경을 目擊하게 되니,
더욱이나 그 寂寞感이 한 층 더하다 아니 하겠는가.
그러나 세상사는 모두
勝者 중심으로의 기록에만 남아 있는
승자만의 몫이라고 함이 타당치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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