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3 11:23
고시조감상 ㅡ 044.
장백산에 기를 꽂고 두만강에 말 싯기니
셕은(썩어빠진) 저 선비야 우리 아니 사나히냐(우리야말로 사나이가 아니겠느냐)
어떻다 凌宴閣상에 뉘 얼골을 그릴고.
김종서(金宗瑞, 1405 ㅡ 1453) 작.
號는 節齋,
順天 사람.
端宗 때의 충신.
世宗의 知遇(사람의 人格과 學識을 남이 알아보고 厚히 대접함)를
얻은 바 있는 功臣이며,
北方의 六鎭을 개척하였고,
그 功으로 文宗 때 右議政을 지냈으며,
임금의 顧命(임금이 遺言으로 뒷일을 부탁함)으로
端宗 때 左議政이 됨.
그러나 정권을 잡기에 血眼이 된 首陽大君에게 擊殺됨.
예로부터 長白山(白頭山의 또 다른 이름)은 우리민족의 靈山으로,
중국 땅과는 情緖上 우리 땅의 어느 限界線처럼 느껴 온 터인 바,
이 작품도 장백산에 旗를 꽂으면 중국 땅도 牽制할 수 있다는
强한 氣像을 작품을 통하여 象徵的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어 나라에 대한 충성심은
우리 領土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란 의미로 표현하는 한 편,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 정치에서는 (오늘날에도 그러하지만)
그때 당시에도 여전히 부패한 政客과 官吏들이 들끓는 중에
節槪있는 將帥로서의 氣槪를 자랑하면서,
썩은 선비, 文官 따위야 우리 武將들과는 상대가 안 된다는 생각으로,
누가 功臣의 班列에 오름이 옳겠는가 하고 묻고 있다고 하겠다.
그의 또 다른 작품 하나를 더 본다.
朔風은 나모(나무) 끝에 불고 明月은 눈 속에 찬듸(싸늘하게 비치는데)
萬里邊城(머나 먼 변경지대의 城砦)에 一長劍 짚고 서서
긴 파람(힘찬 軍號) 큰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멀리 북쪽 변경지방
매서운 겨울의 찬바람 부는 달 밝은 밤에,
國境地方을 지키는 軍營의 정경과
그 가운데에서도 爲國忠節에 불타는
한 장수의 기상과 衷情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하겠다.
전쟁이 이 땅에 존재하는 한,
언제나 이처럼 충정에 불타는 군인이 있기 마련이지만,
우린 그런 것을 생각하면
한 시도 헛된 꿈에 젖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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