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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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 2

김세신 시조

고시조감상 ㅡ 080/김세신

2015.04.01 22:09

원방현 조회 수:336

고시조감상 ㅡ 080.

 

눈 맞아 휘어진 대(竹)를 뉘라서 굽다던가

굽을 節이면(기왕 굽혔을 절개라면) 눈 속에 푸르르랴

아마도 歲寒孤節(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은 너뿐인가 하노라.

 

원천석(元天錫, 1330 ㅡ ?) 작.

字는 子正,

號는 耘谷.

本貫이 原州로,

原州 元氏의 중시조.

 

고려 말과 조선 초의 學者 ·

文人.

조선조의 조정을 피하여 치악산에 숨어들자

太宗이 세 번이나 차자갔으나 끝내 거절.

사후에 七夆書院에 配享됨.

총 6권의 저술이 있음.

 

눈을 맞아

평시에 곧던 대나무가

눈 무게로 인하여 잠시 휘어졌다 하여

 

그 휘어진 대를 보고

누가 

대는 원래 굽은 것이라고 하겠으며,

 

마찬가지로

그 꼿꼿한 절개를 굽히고

영영 굽혀졌다고 말하겠는가.

 

진작 절개를 굽혔던 것이라면

눈 속(亂世를 상징)에서도

저처럼 푸르고 싱싱하게 서 있겠는가.

 

아마도

추위쯤이야 아랑곳 하지 않는

높은 절개를 지닌 존재는

오직 대나무 너만이 아닌가 한다고 하는

생각을 읊었다고 하겠다.

 

대나무는

꺾어질 지언정 굽혀지지는 않는다는 비유는

여기에서 말하는

눈을 맞아

잠시 눈 무게로 인하여 굽어진다는 의미와는

차원이 다른 의미이다.

 

즉 앞의 굽히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는

절개를 꺾는 것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고,

뒤의 눈 맞아 굽어지는 것은

진정으로 속마음까지 꺾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