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계속한다. 9년 이상을 싸웠으나 결판이 안 나는 것이다. 지난회에서는 그리스의 아킬레스 장군이 트로이의 파리스가 쏜 화살에 맞아 죽었다. 아폴로(Apollo) 신이 파리스가 쏜 화살을 인도해서 아킬레스의 발목을 맞추었던 것이다. 그의 발목은 유일하게 상처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아킬레스는 훌륭한 갑옷과 방패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의 특별 부탁으로 대장장이 헤페스터스 신이 만들어 준 것인데 모든 장수들이 가지고 싶어했다. 아킬레스가 죽은 후 아킬레스 다음으로 용맹한 장수가 물려 받기로 한다.
그 갑옷이 다수결에 의해서 오디세우스(Odysseus)에게로 넘어가자, 아킬레스 다음으로 용맹하다고 자처한 에이잭스(Ajax)가 화가 나서 추태를 부리고 제 정신이 들고 나서는 창피해서 자살을 한다. 오디세우스는 이어 받은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가 파리스를 죽여 아킬레스의 복수를 한다. (그 후에 아킬레스의 아들에게 준다.)
전쟁이 승부없이 계속되자, 꾀쟁이로 유명한 오디세우스가 계책을 세운다. 나무로 거대한 말을 만들고 장수들이 그 속에 들어가 숨는다. 그리스 군들은 모두 배를 타고 인근 섬으로 가서 숨어 기다린다. 말 잘하는 군인 한 명만 남겨 놓는다.
트로이 군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리스 군의 영채가 비어 있고 큰 목마 하나만 남아 있는 것이다. 얼쩡거리다가 잡힌 그리스 군인 왈, “그리스 연합군은 전쟁을 포기하고 트로이를 떠났다. 순조로운 귀국 항해가 되어 달라고 신에게 목마를 바치고 군인을 죽여 제물로 바쳤다. 나도 제물이 될뻔했는데 도망해 간신히 살았다.”
트로이에서는 이를 곧이 듣고 승전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목마를 성 안에 드려 놓으려 한다. 그러나 헥터의 누이 카산드라(Cassandra)와 사제 라오코안(Laocoon)이 반대를 한다.
카산드라는 앞을 내다보는 힘이 있다. (오래 전에 아폴로 신이 그녀한테 반해서 그녀를 유혹하느라고 미래를 볼 수 있는 힘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목마 안에 그리스 장군들이 숨어 있다고 열변을 토한다. 그러나 아무도 믿지 않는다. (카산드라가 아폴로의 구애를 거절했기 때문에 아폴로는 화가나서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못하도록 저주를 내렸기 때문이다.)
사제 라오코안(Laocoon)도 목마를 들여 오면 안된다고 극구 주장한다. 여신 아테나가 그의 입을 막으려고 바다 뱀 두 마리를 보낸다. 뱀들은 라오코안과 두 아들을 물어 죽인다.
결국 목마는 성 안에 들어 간다. 승전 축하 파티로 모두 술이 취해 잠자고 있을 때 목마 안에 숨어 있던 오디세우스를 위시한 수하 장군들이 나와 성문을 연다. 숨어 기다리던 그리스 군이 성으로 들어온다. 그들은 날이 새기도 전에 성안을 온통 쑥밭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리하여 10년 만에 트로이는 멸망하고 만다.
‘황금 사과’ 를 얻지 못했던 헤라와 아테나는 파리스와 파리스의 나라에 복수를 하였던 것이다. 정말로 여인들의 한은 서리를 녹이고도 남음이 있다.
살아 남은 남자라고는 이네아스(Aeneas) 장군과 그의 아버지와 아들 뿐이다. 그들은 무사히 성을 빠져 나와 오랜 항해 끝에 이태리에 도착하는데, 그들의 자손이 로마 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800년이 지난 후에 로마의 버질(Virgil)은 그들의 오랜 여정을 서사시 <이네이드> (Aeneid)에 기록하였다.
많은 여인들이 성 밑으로 떨어져 자살했고 살아 남은 여인들은 그리스 장군들의 전쟁 노획물이 되었다. 첩이 되기도 했고 노예로 팔려가기도 했다.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 헬렌은, 파리스가 죽은 후 그의 동생과 살고 있었다. 메넬라우스는 헬렌의 현 남편을 죽인 후, “이 발칙한 년, 나를 버리고 ... “ 하면서 헬렌도 죽이려고 칼을 뽑아들었으나 그녀의 너무나 아름다운 자태에 현혹되어 다시 아내로 받아 드리고 본국으로 데리고 갔다.
카산드라는 아가멤논의 여인이 되었다. 아가멤논은 그녀를 데리고 귀국 했는데 본국에 도착하자 마자 부인인 클라이템네스트라(Clytemnestra)에게 살해당했다. 클라이템네스트라는 헬렌의 언니이기도 한데, 남편이 트로이로 떠난 후에, 정부를 얻어 남편과의 침대를 더럽히고 있었다. 정부와 계속 살기 위해, 또 남편한테 살해당한 죽은 딸의 복수를 하기 위해, 남편을 또 남편이 데리고 온 카산드라까지 죽여버렸다.
아버지를 지극히 사랑하던 둘째 딸 엘렉트라(Electra)는 아버지 복수를 하겠다고 어머니를 죽였다. 심리학에서 딸이 어머니보다 아버지를 더 좋아하는 경향을 엘렉트라 컴플렉스라고 하는 것은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스 연합군들이 너무나 잔인하게 트로이를 멸망시켰기 때문에 신들의 노여움을 샀다. 그래서 대부분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항해 중에 죽었다. 다행히 고향으로 돌아간 장군들도 여러해 동안 바다에서 헤매었다. 메넬라우스는 이집트까지 표류되기도 하면서 8년 만에 본국에 도착했다. 오디세우스는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10년이 걸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