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연합군들이 너무나 잔인하게 트로이를 멸망시켰기 때문에 신들의 노여움을 샀다. 그래서 대부분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항해 중에 죽었다. 다행히 고향으로 돌아간 장군들도 여러해 동안 바다에서 헤매었다. 메넬라우스는 이집트까지 표류되기도 하면서 8년 만에 본국에 도착했다.
오디세우스(Odysseus)는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10년이 걸렸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은 풍랑을 일으켜 방황하게 만들고 아테나(Athena) 여신은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가운데, 별별 모험을 다 한다. 이 모험담이 바로 <오디세이> (Odyssay)이다.
외눈 박이 거인이 사는 섬에 표류하기도 한다. 거인은 자기가 사는 동굴에 오디세우스 일행을 가두어 놓고 하루에 한 명씩 잡아 먹는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포도주를 만들어 거인을 대접하고 거인이 취해서 잠이 들자 뾰족하게 만든 나무로 눈을 찔러 눈을 멀게 한다. 거인이 굴 입구를 막은 바위를 치우고 나갈 때 구사일생으로 빠져 나온다.
그러나 눈이 먼 거인은 바로 포세이돈의 아들인 것이다. 화가 난 포세이돈은 다시 풍랑을 일으켜 님프 칼립소(Calypso)가 사는 섬으로 보낸다. 칼립소는 7년 동안 오디세우스를 붙잡아 놓고 같이 살다가, 신들의 강압에 못 이겨 그를 놓아 준다.
일년 동안은 매혹적인 마녀 키르케(Circe)와 살기도 한다. 결혼해 주면 늙지 않게 해주겠다는 유혹도 마다하자 드디어는 그를 포기한다. 귀국하도록 배도 만들어 준다.
바다의 요정 사이렌(Siren)이 있는 곳을 지나가기도 한다. 그녀는 아름답고 슬픈 노래를 불러 지나가는 뱃군들을 유혹하여 배가 바위에 부딪쳐 죽게 만드는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이 그녀의 노래를 못 듣도록 그들의 귀를 초로 막아 버리는 한편, 자신을 기둥에 묶으라고 명령한다. 무슨 말을 해도 그 곳을 통과할 때까지 자기를 풀어 주지 말라고 엄명한다. 이렇게 해서 노래를 들으며 무사히 지나간다.
죽음의 수로를 통과해서 땅끝까지 가보기도 한다. 거기서 죽은 장군들과 어머니를 만난다. (이 일화는 제2회에서 다룬 <길가메시> (Gilgamesh) 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파란만장의 모험 끝에 본국으로 돌아온다. 늙은 거지로 변장해서 사정을 알아본다.
오디세우스의 부인 페넬로페(Penelope)는 정숙한 여인이다. 메넬라우스의 부인 헬렌이나 아가멤논의 부인이자 헬렌의 언니인 클라이템네스트라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현처이다. 20년 동안 남편이 돌아오기만 기다리면서 청춘을 다 보냈다.
백여명이나 되는 구혼자들이 빨리 재혼하라고 독촉해 왔다. 매일 궁전에 들어와서 흥청거리며 먹고 마셔서 양과 소와 포도주를 계속 축내고 있었다. 페넬로페는 여러가지 핑계를 대면서 재혼을 미루었다.
페넬로페는 드디어 선포한다. 남편이 쓰던 활에 풀어 놓았던 줄을 다시 끼워서 도끼 여섯 자루를 쏘아 한꺼번에 쓰러트리는 자를 남편으로 택하겠다고 한다. 물론 아무도 줄을 끼우지 못한다. 그러자 늙은 거지로 변장한 오디세우스가 활에 줄을 끼우고 화살을 당겨 구혼자들을 모두 죽여 버린다.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를 알아보지 못한다. 20년 만에 늙은 거지 꼴로 변장하고 나타났으니 못 알아 보는 것이 당연하다. 늙은 개와 늙은 유모만이 알아 본다. 오디세우스가 남편이라 해도, 늙은 유모가 남편이 틀림 없다고 해도 페넬로페는 믿지를 못한다.
페넬로페는 시녀에게 오디세우스와 같이 쓰던 침대를 딴 방으로 옮기라 하고, 오디세우스에게는 거기서 자라고 한다.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그 침대는 사연이 있는 침대이기 때문이다.
옛날에 오디세우스가 튼튼한 올리브 나무를 베어 버리고 밑 둥구리 위에 침대를 만든 후 주위에 돌담을 쌓아 방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뿌리가 땅에서 자라고 있는 침대를 옮길 수 없는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침대 만들던 이야기를 하면서 옮길 수 없다고 하자, 페넬로페는 그제서야 그리고 그리던 남편 품에 안긴다. 그날 밤 둘이는 뿌리 깊은 침대에서 20년의 한을 풀게 되는데, 아테나 여신은 밤을 더 길게 하느라고 다음날 해를 늦게 뜨게 하였다.
마치 황진이의 시조와 다름이 없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 한 허리를 베어내어 // 춘풍 이불 아래 / 서리서리 넣었다가 // 님 오신 날 밤이어든 / 굽이굽이 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