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서는 오디세우스가 귀향하는 이야기, 20년 동안 수절하며 남편을 기다린 그의 부인 페넬로페의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10년 만에 돌아온 남편을 맞이하는 어느 여인 이야기를 소개한다. 16세기에 프랑스에서 실지로 일어난 이야기인데 우리에게는 ‘돌아온 마틴 기어’(The Return of Martin Guerre)라는 프랑스 영화와 ‘소머즈비’(Sommersby)라는 미국 영화로 알려졌다.
어느 작은 시골이다. 사춘기에 들어선 마틴(Martin)과 버트랑 Bertrande)이 부모들의 주선으로 결혼을 한다. 마틴은 결혼 생활에도 농사에도 재미를 못 부쳐 집을 뛰쳐 나간다. 실의에 빠진 마틴의 부모가 차례로 죽고 마틴의 아버지의 동생이 버트란의 어머니와 결혼해서 농장과 가사를 대신 경영한다. 버트랑은 순결을 지키며 남편이 돌아오기만 기다린다.
10년이 지나 마틴이 돌아온다. 집을 나가 돌아다니다가 전쟁이 벌어지자 군인이 되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나고 철이 들어 귀향한 것이다. 버트랑은 성인이 된 마틴을 반갑게 맞는다. 마틴은 아저씨와 농사 일을 열심히 하며 버트랑과 행복하게 산다. 딸도 낳는다.
마틴이 욕심이 생긴다. 아저씨한테 자기가 집을 비운 동안에 번 돈을 내라고 한다. 불화가 일어난다. 아저씨는 마틴이 진짜 마틴이 아니며 재산을 빼앗으려고 들어온 사기꾼이라고 법정에 고소한다. 가족, 친척, 마을은 두 패로 갈린다.
버트랑은 진짜라고 주장한다. 법관들이 부인 버트랑의 진술에 따라 진짜라고 판결하려는데, 한 사나이가 나타나 자신이 진짜 마틴이라고 주장한다.
버트랑은 새로 나타난 사나이 앞에 무릅을 꿇고 사죄를 한다. 드디어 가짜가 실토를 한다.
“나의 본명은 아누드입니다. 마틴과 나는 같은 부대 전우였어요. 마틴은 아내와 가족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전쟁이 끝나도 집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마틴이 되어 볼 생각이 들었고 가능한 한 많은 걸 물어봤죠. 전쟁이 끝나고 마틴 마을에 가서 가짜 마틴 노릇을 했는데 모두 믿는 것이었어요. 다음날 실토하고 그 마을을 떠나려 했는데 버트랑을 껴안은 후 마음이 변했어요. 떠날 수 없었지요.”
이리하여 아누드는 교수형으로 죽게 되고 버트랑은 무죄가 된다. 이 사건을 다루던 법관이 판결을 내리고 이 마을을 떠나기 전에 버트랑을 찾아 온다.
“하느님이 두렵지 않았느냐? 외간 남자를 침대로 끌여들인 것은 큰 죄다. 여자는 종종 사악한 남자에게서 희생 되지. 그래서 너를 무죄로 선고한 것이고 네 딸의 출생도 정당화 시킨 것이다. 그래서 우린 네가 착한 아내와 어머니가 되길 기대한다. 궁금한게 있으니 솔직히 말해봐라. 아누드를 만나기 전에 남자가 필요 했었나? 그가 널 침대에서 기쁘게 해 주더냐? 네 욕구를 만족시켜 주었나? 서로 사랑했나?”
버트란은 모든 질문에 고개를 끄떡인다.
“처음부터 알면서 시작한건가?”
“아우드와과 저는 서로 잘 맞았어요. 마틴은 절 무시했지만 아누드는 저를 존경했어요. 진짜 남편처럼 그를 신뢰하고 의지 하게 되었어요. 만약 법정에 선다해도 이길거라 생각했어요. 마틴만 안 왔어도 합법적인 부부가 됬을테지요.”
“왜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꿨지? 왜 마틴을 선택했지?”
“아누드의 눈빛에서 희망이 없다는 걸 발견했어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봤어요. 나와 아이들이 살기를 바랬어요.”
버트랑과 <오디세이>의 페넬로페를 비교해 보자. 버트랑은 가짜 남편이 돌아왔어도 즉석에서 받아 주었지만 페넬로페는 진짜 남편이 돌아왔는데도 확인 재확인 한 후에 받아 드렸던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서 아이얼런드의 조이스(James Joice, 1882-1942)가 현대판 <오디세이> 를 저술하였다. 책 이름은 <율리시즈> (Ulysses)인데 율리시즈란 오디세우스의 로마 이름이다. ‘의식의 흐름’ (stream of consciousness)을 도래했다. 몇 페이지를 마침표 없이 쓰기도 했다. 3만 어휘를 썼다. 난해하기 짝이 없다. 문학계에서 혁명을 일으킨 작품이다. 처음에는 음란한 책이라고 출판 금지 되었다가 풀렸다.
페넬로페에 해당하는 주인공의 부인 말리(Molly)는 침대에 누워서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의식이 흐른다. 어린 시절, 가수가 되려던 일, 별별 생각이 교체된다. 그녀의 애인 생각을 하는데 남편 블룸(Bloom)의 얼굴이 떠 오른다. 그로부터 결혼 신청 받던 장면이 떠오른다.
“.... 나를 산의 꽃이라고 부르면서 결혼해 주겠냐고 했지 나는 두 팔로 그를 안으며 그래요 하고는 아래로 끌어 내리고 그는 내 가슴과 향수로 미치다 싶이 됬어 나는 그래요 되풀이 했지 그래요 할께요.”
길고 긴 문장은 이렇게 끝나면서 소설도 끝난다. 애인을 버리고 남편한테 돌아 오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회상만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