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9 03:32
가에타노 도니제티(Gaetano Donizetti(1797-1848). 벨리니, 로시니와 함께 19세기 이탈리아 벨 칸토 오페라를 주도한 작곡가. 도니제티는 잘 모른다 해도 그가 지은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나오는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천천히 구슬프게 단조로 흘러나오는 전주에 이어 아름답고 맑은 테너 소리로 아리아가 시작된다.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은/ 그녀의 부드러운 눈에서 솟아올랐네/ 마치 웃으며 그녀를 지나친/ 젊은이들을 부러워하듯 더 이상 나는 원할 바가 없네/ 그녀는 나를 사랑해. 내 눈으로 보았지/ 그녀의 가슴 속 심장 소리/ 바로 내 곁에서 뛰고 있다네. 나의 한숨은 그녀의 소리/ 그녀의 한숨은 나의 소리!/ 하늘이여, 나를 데려가소서/ 내가 원하던 모든 것이 이제는 내 것이 되었으니!”
주인공 네모리노는 선량하고 순진한 시골 총각. 같은 마을 처녀 아디나를 사모하다가 돌팔이 의사로부터 ‘사랑의 묘약’을 산다.
그 실체는 값 싼 포도주. 이 술을 마시면서 ‘묘약’의 효과를 얻는다.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멀리서 보자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장면이다.
이 노래는 무척 감미로워서 많은 연애 영화의 배경음악으로도 자주 이용되어왔다.
근래에 본 영화 중에는 우디 앨런이 감독하고 스칼렛 조핸슨이 주연한 수작 ‘Match Point’(2005), 그리고 2006년에 나온 ‘Rocky Balboa’가 있다.
도니제티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 지역에 위치한 베르가모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음악과는 담을 쌓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어려서 베르가모 성당에 소년 합창단원으로 들어가 그 성당의 음악책임 신부님에게 음악을 배웠다.
신부님의 추천을 받아 전액 장학생으로 지방음악학교에 진학했다.
음악학교를 졸업한 후 그는 나폴리를 중심으로 해서 로마, 밀라노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벌였다.
12년 간 31개의 오페라를 작곡했지만 그리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1830년 밀라노에서 ‘안나 볼레나’라는 오페라가 성공했으며 1832년 발표한 희극 오페라 ‘사랑의 묘약’으로 인해 그의 명성은 전 유럽으로 펴졌다.
그 후 ‘람마무어의 루치아’란 비극 오페라를 작곡하여 이 두 곡은 그 후부터 그의 명성을 떠 받혀주는 두 개의 기둥이 되었다.
그는 상당한 다작가였다.
그가 작곡 생활을 펼친 25년 간 무려 75편이나 되는 오페라를 발표했으니 1년에 3편이나 작곡한 셈이다.
오페라말고도 교향곡 16개, 현악 사중주곡이 19개, 가곡 193편, 이중창 곡 45편, 오라토리오 3편, 칸타타 28편이 있으며 그 외에도 다수의 실내악 곡을 남겼다.
필자는 음악 수집광은 아니지만 흥미있는 음악은 가끔 음반점을 들리면서 마음에 드는 음악을 구입하는 버릇이 있다. 미국에서는 음악 디스크를 파는 대형 판매점이 많지는 않아도 큰 도시에는 반드시 있다. 그런데 그 동안 습관을 계속했어도 도니제티의 음악은 오페라 두곡과 교향곡 한곡만을 발견했을 뿐이다. 왜 그리 많은 남은 곡들이 연주되지 않고 음반으로 남겨지지 않는지 이해가되지 않는 부분이다.( 음반만이 아니라 전곡 스토어을 파는 상점도 있지만 그 외의 곡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 작곡가는 40대에 들어서면서 비극은 꼬리를 물고 발생했다.
자녀 3명을 두었지만 그들은 차례를 두고 모두 하나씩 죽었다.
그 후 1년 안에 부모의 사망을 접했고 1843년에는 부인조차 콜레라에 의해 유명을 달리했다.
도니제티는 젊어서 매독에 감염된 적이 있었는데 40대에 매독 3기에 해당하는 뇌매독 증세가 나타났다. 두뇌가 매독균에 의해 파괴되기 사작한 것이다. 그 진행 결과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도니제니의 경과는 비교적 빨라서 1845년에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베르디를 비롯한 친구 작곡가들이 위로 차 방문했을 때 그들을 알아보지 못 할 정도로 병세가 심한 것을 보고 그들은 환자를 고향인 베르가모로 보냈다.
거기서 그는 몇 년간 희망 없는 광증에 시달리다가 1848년에 사망했다.
뇌매독은 페니실린이 나오기까지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넣은 가장 흔하면서도 무서운 질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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