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4 18:01
2008년 12월 미국 신문에 나오는 인생상담 칼럼인 ‘디어 애비’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디어 애비; 저는 지난 30년간 자동차 변속기 정비공으로 일을 한 후에 은퇴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세 명의 장성한 자녀, 쌍둥이 손녀들, 강아지, 세 마리의 고양이, 그리고 충분히 시간을 보낼 두 가지 취미도 있고요. 완벽해 보이지요? 그러나 한편 열흘에 8일 정도는 밤에 나는 일을 하는 꿈을 꿉니다. 구름 속을 걸어다니며 변속기를 고치고 이곳에 스프링, 저곳에 밸브를 갈아 끼웁니다. 나는 오히려 꿈속에서 사냥이나 낚시, 아니면 젊은 여자들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방도가 있을까요?’-애리조나의 전직 차 수리공.
응답자는 수리공에게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낚시나 사냥을 다룬 잡지를 읽든가, 쌍둥이 손녀 사진이 있는 앨범을 보면 도움이 되리라고 했다.
그런데 며칠 전(2009년 3월3일) ‘디어 애비’에는 독자들의 반응이 실렸다.
“나는 은퇴 전에 큰 백화점 고객 서비스 센터에서 일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매일 밤마다 선물을 사 들고 선 수많은 고객들이 내 침대에 길게 줄을 서는 꿈을 꾸지요. 며칠간 시달리다가 묘책이 떠올랐지요. 내 침대 머리에 네온사인으로 ‘Lane Closed(이 줄은 닫았음)’라고 장식했지요. 다음날 밤 고객들이 내 침대 곁에 줄을 서자 (꿈속에서) 네온사인을 켰지요. 그랬더니 고객들이 등을 돌리고 내 방에서 나갔기 때문에 단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꿈은 우리 무의식의 일부지만 우리가 그 내용을 지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랍니다.”
또 다른 의견도 있었다. “만일 수리공의 꿈이 계속된다면 그는 틀림없이 예전 일에 집착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봅니다. 은퇴를 즐기시면서 이 지루한 습관을 유용하게 사용할 방법이 있습니다. 당신의 거주지 주위에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으면 그 곳에 가서 당신 일생 쌓은 기술을 젊은이들에게 가르쳐주세요. 틀림없이 많은 젊은이들이 당신의 숙련된 기술을 배우고 고마워할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조언으로 수리공이 일생의 직업을 사랑한다면 차 수리가 필요한 가난한 이웃을 위해 도와준다면 남도 돕고 자신도 만족할 일이라는 견해였다.
많은 사람들은 은퇴 후의 생활을 시간의 여유, 평안감과 행복을 연상하겠지만 많은 함정이 있다. 우선 지금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는 우선적으로 살림 규모나 활동을 줄이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생존 연령도 2,30년 전 보다 훨씬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그런 점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심리적으로도 은퇴는 일생 보람 있게 살아온 직업에서 손을 떼는 데 즐거움보다는 상실감으로 받아들이고 그 시간적 공간을 메우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일을 하던 사람이 손을 놓으면 빨리 죽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꼭 죽음이나 질병이 아니더라도 애리조나주의 차 수리공 같이 악몽과 같은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참고;이 글은 이미 대부분 은퇴하고 인생을 즐기는 우리 동기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훗날 은퇴를 고려하고 있을 일반인들에게 읽기 쉽게 적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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