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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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철 Photography

들꽃 여행 (58)

신종철 2011.09.17 09:05 조회 수 : 4644

 

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58

  큰꿩의비름

  절기가 8월에서 9월로 넘어가는 것을 알려주는 들꽃이 있다. 산을 오르다 이 꽃이 핀 것을 보면 ‘이젠 9월이구나!’ 하게 된다. 큰꿩의비름이다. 족보를 따지면 큰꿩의비름은 꿩의비름과(=돌나물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이다. 농사일을 하면서 가장 귀찮은 것이 잘 죽지 않는 풀이다. 특히 쇠비름은 김을 맬 때 뿌리째 뽑아 밭둑에 던져놓으면 말라죽은 듯싶다가도 비를 맞으면 되살아나는 들풀이다. 꿩의비름도 웬만한 가뭄에도 견디고 잘 죽지 않기 때문에 ‘비름’이 붙여진 것 같다. 꿩의비름, 큰꿩의비름 모두 잎이 두꺼운 다육이어서 가뭄을 잘 견딘다.  

  식물 이름에 ‘꿩’ 자가 붙은 식물들이 여럿 있다. 꿩의비름을 포함하여 꿩고비, 꿩고사리, 꿩의다리, 꿩의바람꽃, 꿩의밥 등 등. 이들 이름에 ‘꿩“자가 붙은 것은 분명 꿩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꽃 모양이 꿩의 다리를 닮았다 하여 꿩의다리, 꿩이 짝짓기를 하는 시기에 핀다 하여 꿩의바람꽃이라 하였다는 데, 꿩의비름은 꿩들이 서식하는 숲에서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것이라고 짐작하는 이들이 있을 뿐 확실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큰꿩의비름인 것은 꿩의비름과의 다른 것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큰꿩의비름은 봄에 굵은 뿌리에서 몇 개의 굵은 줄기가 곧게 자라 가지치기를 한다. 8월에서 9월로 넘어설 즈음에 홍자색의 꽃이 줄기 끝에 수평으로 한 평면을 이루며 빽빽하게  핀다. 이렇게 피는 것을 산방화서(繖房花序)라고 하는데 꽃은 평면 가장자리의 것이 먼저 피고 안의 것이 나중에 핀다.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비교적 길어서 꽃을 오래 즐길 수 있다. 

  꽃이 진 다음 10월쯤 씨가 영글어 땅에 떨어져 이듬해 봄 그 언저리에서 많은 새 가족을 탄생시킨다. 필자의 집 돌 틈에 한 포기 심은 것이 지금은 주인도 모르게 여기저기에서 자리를 잡고 꽃을 피우고 있다. 또 묵은 뿌리에서 봄에 돋아나는 새싹은 마치도 녹색의 장미 같은 모습이 매우 예쁘다. 새싹이 돋아 꽃이 피기 전이라도 그 잎이 두툼한 다육이어서 그만으로도 관상가치가 있다. 단, 그늘 보다는 해가 잘 드는 곳에서 튼튼하게 자란다는 점을 유의하면 좋을 것 같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 전체를 해열제와 지혈제로 쓰고 타박상과 혈액순환 개선에도 사용한다고 하는데, 산행 중에 가벼운 출혈이 있을 때 잎을 짓이겨 발라주면 지혈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귀담아 들어두면 좋을 듯싶다. 

큰꿩의비름.jpg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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