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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 마두선생님/원창묵

2018.10.29 23:26

원방현 조회 수:113

마두 선생님,  요듬도 애들 패십니까?

                                       -  글 : 원창묵 -

 

그날 뭐가 씌웠나 보다. 내가 선창을 했다.

그 얌전한 원창묵이가 선창을 했다.  "말 대가리~"

 

교실을 마악 나서던 마두샌생(김학기)은 홱 돌아서서 들이 닥쳤다.

곧 바로 선생님 침 튀는 자리.  그러니까 맨 앞자리 키순으로 매긴 

번호 3번인 김경수에게 다가가더니 (1번은 김명진, 2번은 권희영) 

"너지?  네가 선창했지?"

그 커다란 주먹이 이만큼 올라갔다. 내려칠 판이었다.

"저 아닌데요"  김경수는 사색이 됐다.

" 네 목소린데 뭐가 아냐?" 마두선생은 다그쳤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김경수가 한 대 맞고 나서는 더 맞지 않으려고 

선창을 한 나를 보고  '얘가 했는데요' 할 것이다.

"그럼 누구야?"  주먹이 내려오는 순간 내가 손을 들고 말았다.

:전데요" 경수 맞고 맞느니 처음부터 내가 맞자고 판단한 것이다.

일어선 그 자리에서 교실 뒤편 라지에타까지 내 머리통은 

마두선생의 샌드백이 됐다.

 

코밑에서 매시간 깐죽거리는 김경수가 마두선생에게는 손톱밑의 

가시처럼 성가셨을 터인데 그냥 맞게 둘걸 그랬나보다.

4반 모두가 원창묵이가  X나게 얻어터진 장면을 기억하는데

왜 김경수만 기억을 못한단 말인가.

지금 생각해보니 괘씸하다.

'네, 걔 맞아요. 걔가 선창했어요. 이랬어야 했는데.....'

 

선생님 별명을 외친 값이 내 몰골에 나타났다. 

그렇게 두들겨 맞았는데 중3 원창묵 내 몰골이 멀쩡했겠는가?

눈물 찍, 콧물 찍,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이고

가격당한 머리통은 혹투성이가 되었다. 모자가 안 들어갔다.

 

다음 체육시간은 자숙하느라 혼자 교실에서 보내고는

저녁 내내 밖에서 배회하다가 어두워서야 집에 들어갔다.

울퉁불퉁해진 까까머리 머리통을 식구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평생을 지니는 교훈을 얻었다.

본인이 싫어하는 별명은 당사자 앞에서는 부르지 말자.

짱구. 양꼬마라 부르지 말자.

정 부르고 싶으면 아무도 없을 때 

홎자서 백번이고 천번이고 외치라.

"말 대가리,  막대기,  미친개...."

 

마두 선생님, 살아계십니까?

요즘도 샌드백치기로 건강 다지십니까?

 

2008.1.28.

(졸업50주년기념문집에 실렸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