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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학교 제10회동창회

바이런 (George Gordon Byron 1788-1824) (2)

바이런이 세기의 바람둥이라는 것은 지난 주에 간단히 소

개하였다. 한 때에는 여성 편력에 지쳤는지 제 정신이 들었

는지는 잘 몰라도, 방종한 삶을 청산하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결혼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아름답고 다방

면으로 유능한 아나벨라와 결혼을 했고 지난 회에서 간단히

소개한 에이다라는 딸도 낳았다. 그러나 성격 차이로 싸움

이 잦았고 일년 만에 "인생에 수많은 적을 만났지만, 아내여,

당신같은 적은 생전 처음이오" 라면서 이혼을 했다.

방탕한 생활은 다시 시작되었고 난봉꾼 생활을 만끽하다

보니 29세 밖에 안 되었을 때 벌써 자신이 늙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다가올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

고 이제부터 보람있는 생활을 해야겠다는 뜻을 시로 표현한

것이 <이제는 더 이상 헤매지 말자>이다.

<이제는 더 이상 헤매지 말자> 역자 미상

So, We'll Go No More a Roving

이제는 더 이상 헤매지 말자

이토록 늦은 한밤중에,

지금도 사랑은 가슴 속에 깃들고

지금도 달빛은 훤하지만.

So, we'll go no more a roving

So late into the night,

Though the heart be still as loving,

And the moon be still as bright.

칼을 쓰면 칼집이 해어지고

정신을 쓰면 가슴이 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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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도 숨 쉬려면 쉬어야 하고

사랑도 때로는 쉬어야 하니.

For the sword outwears its sheath,

And the soul wears out the breast,

And the heart must pause to breathe,

And love itself have rest.

밤은 사랑을 위해 있고

낮은 너무 빨리 돌아오지만

이제는 더 이상 헤매지 말자

아련히 흐르는 달빛 사이를

Though the night was made for loving,

And the day returns too soon,

Yet we'll go no more a roving

By the light of the moon.

1: '헤매지 말자' 라는 roving 은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인생의 목표 없이 방황한다는 뜻, 술마시며 파티하면

서 인생을 향락한다는 뜻, 이성과 무질서하게 성을 즐긴다

는 뜻 등등. 2'이토록 늦은 한밤중에' 에서 night 는 향락

을 즐길 수 있는 밤으로 해석이 되지만 죽음으로 향하는 인

생의 과정을 나타내고도 있다.

2: 너무 헤매다 보면 피곤해지고 실증이 나는 것을,

을 많이 쓰면 칼집이 헐게 되고, 정신을 너무 쓰면 몸이 상한

다고 은유하였다. 話者가 칼이냐 아니면 칼집이냐? 화자를

칼에 은유하였다면 너무 헤맸다는 뜻이고 칼집에 은유하였

다면 몸이 지쳤다는 뜻일 것이다. 7행의 '심장도 숨 쉬려면 쉬

어야 하고' 의 심장(heart)'내 마음은 돈이나 여자한테 있어

' 라고 말할 때의 마음'이다.

136

 

3: '밤은 사랑을 위해 있고 낮은 너무 빨리 돌아오지만'

은 이스터 전 한달 동안 벌어지는 베니스의 카니발을 연상

할 수 있다. 상 마르코 광장에서 가면을 쓰고 밤새도록 춤을

추며 파티를 한다. 바이런은 이 시를 쓸 때 베니스에서 살고

있었다.

한 연이 네 행으로 되어있다. 시인들이 자주 쓰는 구조이

(quatrain). 세 연으로 되어 있으니까 四行三聯, 즉 네 행으

로 한 연을 만들고 세 연으로 시를 끝낸다. 행들은 대개 7

절로 되어 있고 약약강 약강 약강, 이를 영어로 anapest(弱弱

) iambic(弱強) trimeter(三步)라고한다 (And the moon / be

still / as bright). 脚韻abab cdcd aeae 이다. 母音韻도 있다

(no roaming).

바이런은 자기 답지 않게 놀랄만큼 순수하고 고결한 <

녀의 걸음은 아름다워라>를 남겼다. 어느 장례식에서 사촌

의 부인을 만났는데 검은 옷을 입고 걷고 있는 모습이 너무

나 아름다워서 그날 밤에 쓴 시라고 한다. 그래서 그녀를 꽃

이나 태양이나 한 낮에 비교하지 않고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

는 밤하늘에 비교하였다.

<그녀의 걸음은 아름다워라> 이재호 역을 조금 바꿨다

She Walks in Beauty

그녀의 걸음은 아름다워라, 마치

구름 한점 없고 별 많은 밤 하늘처 ;

어둠과 밝음 중에 가장 좋은 색들이

그녀의 모습과 눈에 섞여 있다

대낮에 번쩍이는 빛과는 달리

부드 고 고운 빛으로

She walks in beauty, like the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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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 cloudless climes and starry skies;

And all that's best of dark and bright

Meet in her aspect and her eyes:

Thus mellowed to that tender light

Which heaven to gaudy day denies.

한 점의 그늘이 더해도 한 점의 빛이 덜해도

형언할 수 없는 우아함을 반쯤이나 상하게 하리

물결치는 까만 머릿단

고운 생각에 밝아지는 그 얼굴

고운 생각은 그들의 깃든 집이

얼마나 순수하고 귀한가를 말하여준다.

One shade the more, one ray the less,

Had half impaired the nameless grace

Which waves in every raven tress,

Or softly lightens o'er her face;

Where thoughts serenely sweet express

How pure, how dear their dwelling place.

, 이마, 그렇게 보드랍고

그렇게 온화하면서도 많은 것을 알려주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미소, 연한 얼굴 빛은

착하게 살아온 나날을 말하여 주느니

모든 것과 화목하는 마음씨

순수한 사랑을 가진 심장

And on that cheek, and o'er that brow,

So soft, so calm, yet eloquent,

The smiles that win, the tints that glow

But tell of days in goodness spent,

Amind at peace with all below,

Aheart whose love is inno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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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에서 그녀의 걷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한다. 아름다

움을 마치 수많은 별들로 가득찬 구름 한점 없는 밤하늘에

비교하면서, 태양 없는 어두운 색과 별들로 밝아진 그윽한

색이 합쳐진 이런 색이 그녀의 용모와 눈에 배어 있다는 것

이다. 하늘도 이런 색을 대낮에는 만들 수 없다고 강조한다.

2연에서는 그녀의 우아함, 너무나 우아해서 말로 표현

할 수 없는(nameless) 우아함을 찬양하고 있다. 첫 두 행에서,

가정법을 써서(had impaired) 조금이라도 색의 조화를 바꾸었

드라면 우아함이 손상되었겠지만 색의 조화가 완전했기 때

문에 우아함이 손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의 우아함은

검은 머리카락에서도 얼굴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런 그녀의

외부를 그녀 내부에 존재하는 조용하고 감미로운 생각들이

좀더 순수하고 귀하게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3연에서는 으로 그녀의 외모를 봄으로써 그녀의 내부

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뺨에서나 이마에서나 미소에서나

표정에서나 지난날 선하게 살아온 그녀를 알아 볼 수 있는

, 특히 남들과 평화를 유지한 마음, 사랑에 순결을 지킨 마

음을 들 수 있다고 결론을 짓는다.

韻律을 살펴보자. 모든 행이 弱強四步 8 음절로 되어 있다

(she walks / in beau- / ty, like / the night). 脚韻ababab 이고

頭韻도 많이 썼다 (c 로 시작하는 cloudless, climes; s 로 시작

하는 starry, skies). (hearts, heaven, smile, etc) 도 많고

直喩(night)隱喩(dwelling place)도 있다. 해석이 어려운 이

유는 한 문장이 여러 행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어순이 제법

뒤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바이런은 그리스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는 고

대 그리스의 찬란한 문명과 문학에 매료되어 그리스 문화를

139

 

소재로 시도 썼고, 엘긴 경이 파르테논 신전에서 무더기로

대리석 조각을 떼어내서 영국으로 가지고 가자 분개를 해서

시를 써서 질책하였다.

말년에는 그리스로 가서 터키 통치로부터 해방하려는 그

리스 독립군에 합세하였다. 스캇틀런드에 있는 집까지 팔아

서 많은 자금을 군비에 보탰다. 그러나 전쟁 도중에 열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그리스에서는 영웅이 죽었다고 모두 슬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시체도 그리스에 묻기를 원했다.

영국에서도 바이런의 죽음을 애도하였음은 물론이다.

(Leigh Hunt)편에서 소개할 <제니가 나한테 키스했어>

주인공인 제니(Jane Welsh):

해나 달이 하늘에서 사라졌다고 사람들이 말해도

바이런이 죽었다라는 말보다 더 나를 충격시키

지 못했을 것이다.

If they had said the sun or the moon was gone out of

heavens, it could not have struck me with the idea of a

more awful and dreary blank in the creation than the

words, Byron is dead.

바이런의 시체 중에 심장은 그리스에 남았고 나머지는 영

국으로 돌아갔다. 살아 있는 동안 그의 사생활이 너무나도

난잡해서 그의 시체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받아주지 않

았다. 150년이 지나서야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바이런이 블

레이크, 워즈워스, 코울리지, 셸리, 키츠와 함께 영국의 6

낭만주의 시인이었음을 인정하고 바이런의 친구 쉘리와 키

츠와 함께 기념비를 만들어 명예로운 시인들의 자리(Poets'

Corner)에 안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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