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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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 2

김세신 시조

당시감상/2017.12.30./김세신 제공

2017.12.30 23:49

원방현 조회 수:79

☆唐詩鑑賞☆

(김세신 제공/카톡에서)

 

다음에 백낙천의 시 三首를 즐겨보고자 한다. 

 

모두들 세모에 술 자리들을 가질 테니 딱 어울릴 것으로 생각되어 뽑아 본 것이다!

 

☆對酒 : 其一

 

巧拙賢愚相是非

何如一醉盡忘機

君知天地中寬窄

鵰鶚鸞皇各自飛.

 

(세상에) 잘났다 못났다 영악하다 어리석다 서로 시비를 가리려 하지만,

 

흠뻑 취하여 속세의 간계를 (잠시나마) 잊음이 어떠한가,

 

그대는 아는가, 

천지는 끝없이 넓으면서도 좁다는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다는) 것을,

 

사나운 새나 상서로운 봉황이나 제 각각 날 수 있다는 것을!

 

이 시는 백낙천이 벼슬에 올라 있으면서도 

잠시라도 술에 취해 속세의 골치아프고 보기싫은 일들을 잊고자 했던 심정을 읊은 것이라 한다. 

 

백낙천이야 말로 거의 유일하게 높은 벼슬에 있으면서도 양심을 지키려 노력했던 사람이라 전해진다. 

 

☆對酒 : 其二 

 

蝸牛角上爭何事

石火光中寄此身

隨富隨貧且歡樂

不開口笑是癡人.

 

달팽이의 두 뿔은 (서로) 싸워서 무엇하리,

 

부싯돌 번쩍하는 것과 같은 찰나(刹那)에 사는 우리들 몸.

 

부귀 빈천 주어진대로 즐겁거늘,

 

입 벌려 웃지 않는 자는 바보로다!

 

사람의 일생 중 웃는 시간은 '한 달에 사오 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莊子 盜跖篇의 

"開口而笑者, 

一月中不過四五日而已."

라는 글귀가 있다.

 

이 글귀에서 보듯 백락천의 閑適思想 속에 老子 · 莊子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다.

 

☆對酒 : 其三 

 

百歲無多時壯健

一春能幾日晴明

相逢且莫推辭醉

聽唱陽關第四聲.

 

백 세를 살아도 건강할 시절 짧고,

 

봄철인들 맑은 날 며칠이나 될까,

 

모처럼 만났으니 사야말고 취하고, 

귀 기우려 양관의 이별가를 들어보게나!

 

無多時 : 

얼마 되지 않는다. 

즉 짧기만 하다 라는 뜻.

 

推辭醉 : 

술 취하기를 사양치 말라. 

마음껏 취할대로 취하라.

 

第四聲 : 

백락천이 註를 달았다. 즉, 

"그대에게 권하노니 한 잔 더 들게.

서쪽 陽關(지명)을 나서면 아는 벗들도 없을 것일세

(勸君更盡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

라는 王維의 싯귀

(離別을 아쉬워하는 내용의 글)

가 그것이다.

 

백 살을 산다고 해도 

술 마실 수 있는 날이 며칠이나 되겠는가?! 

 

모처럼 서로 만났으니 취하도록 마셔 보세나! 

 

어차피 우리네 인생 또 헤어질 것이니 허무한 인생 아니던가!?

 

<감상> 

백락천의 對酒 題下의 글은 다섯 편이 있는데, 

우선 여기 세 수를 골라봤다.

 

모두 인생사의 허무함과 모순덩어리의 삶, 

그리고 모처럼 귀한 친구 만났으니 

이러한 세상사 잠시 잊고 맘껏 술에 취해보자는 뜻을 읊었다고 볼 것이다.

 

(霽山 김세신, 정리. 2017. 12. 세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