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50
엉겅퀴
아마도 엉겅퀴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엉겅퀴는 발품을 팔아 먼 곳을 찾지 않아도 초여름에 전국의 들과 산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들꽃 중의 하나로서 여러해살이풀이다. 보통은 꽃의 색이 자주색이나 드물게 흰색도 있다. 꽃을 들여다보면 다른 꽃들과는 달리 끝이 뾰족한 선형(線形)이고 그 끝에 흰색의 꽃가루가 붙은 것이 이색적이다. 잎사귀는 물론 줄기에 가시가 있어 사람이나 짐승들의 접근을 거부하는 반면 곤충들에게는 얼마든지 앉아 있기를 허락하는 때문에 벌과 나비가 즐겨 찾는 꽃이다. 엉겅퀴의 꽃말이 ‘고독한 사람'인 것은 꽃의 아름다움에 어울리지 않게 가시가 있어서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싶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꽃이라고 가볍게 보지 말고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라. 보면 볼수록 꽃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을 지켜내려는 가시의 지혜에 매력을 갖게 될 것이다. 장미가 가시가 있어 아름다운 것처럼.
많은 들꽃들에 얽힌 전설이 있듯이 엉겅퀴에도 몇 가지 전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 가 기독교에 관련된 전설이다. 성모 마리아가 예수님이 달렸던 십자가에서 뽑아낸 못을 땅에 묻었는데 그 자리에서 엉겅퀴가 피어났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해서 북유럽에서는 마귀를 쫓는데 효력이 있는 것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가시가 달린 엄나무가 악귀를 쫓는 나무라고 하여 대문 위에 매달았던 것과 비슷한 이야기인 것 같다.
엉겅퀴는 꽃의 아름다움 뿐 아니라 이용 범위가 넓다. 아름다운 꽃은 꽃꽂이 소재로 쓰이고, 봄철 돋아나는 어린 싹은 나물로, 여름철의 센 잎은 튀겨 먹으면 별미라고 한다. 또한 엉겅퀴는 귀한 약제이다.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하던 독일의 과학자들이 엉겅퀴에 중요한 성분이 있는 것을 알고 연구하던 중 한국 선교사님에게서 한국에는 그런 풀이 지천으로 널려있다는 말을 듣고 한국에 와서 한국 엉겅퀴의 성분을 조사해 보고 독일 엉겅퀴보다 약성분이 100배쯤 더 함유되어 있는 것을 알아냈다고 한다. 엉겅퀴에 들어있는 실리마린(silymarin)이 간질환 치료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부터 귀한 약초로 대접받아 왔는데 산행 중에 벌레에 물렸을 때 엉겅퀴의 잎을 찧어 바르면 통증이 완화된다고 한다. 엉겅퀴는 독이 없어 나물로 먹든 민간약으로 사용하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이처럼 엉겅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귀한 보물이다. 귀한 것을 귀한 것으로 대하며 사랑하는 것이 이를 지으신 하나님께 대한 경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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