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학교 제10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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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철 Photography

들꽃 여행 (74) ; 금란초(금창초)

신종철 2012.02.14 17:44 조회 수 : 6325

 

금란초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보다 더 봄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들꽃을 사랑하여  서둘러 봄을 찾아 나선 이들을 통해 입춘(2월 4일)을 기다렸다는 듯 강원도 동해안에서 복수초가 피었다는 소식을 전하더니 한 주간 지나서는 경기 광릉의 수목원에도 복수초가 피었다는 소식을 전해온다. 봄의 들꽃 소식을 전해 듣는 필자의 마음이 설래진다. 필자가 사는 강화에도 2월 말쯤이면 복수초가 피어날 것이다. 아직 날씨가 춥지만 내 마음의 뜰엔 벌써 봄이 와 있다. 오늘은 봄을 기다렸다는 듯 서둘러 피는 금란초를 만나러 남녘으로 가보자.

  금란초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필자가 금란초를 처음 만난 곳은 제주였다. 금란초와의 첫 만남이 있었던 그해 봄 제주도가 고향인 한 성도가 죽음을 맞아 고향 땅에 묻히게 되어 하관식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하관식을 마치고 산을 내려오는 길바닥에 납작 엎디어 보라색의 꽃을 피운 녀석들이 보였다. 처음 보는 들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도 등지의 따뜻한 남녘에서만 자라는 들꽃이었기에 중부지장에서는 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잎이 땅에 달라붙듯 옆으로 퍼져 자라는 모습이 방석과 흡사하며 온 몸이 흰 솜털로 덥혀 있고 잎겨드랑이에 보라색의 꽃을 달고 있는 모습이 앙증스럽다. 잎의 길이는 2~4cm로 가장자리는 둔하고 작은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으며 녹색바탕에 자줏빛이 많이 돈다. 꽃은 성급한 녀석은 2월부터 피기 시작해 늦으면 6월까지도 볼 수 있어 개화기간이 길어서 오랜 기간 꽃을 감상할 수 있어 좋은 우리 들꽃이다. 이와 똑같이 생겼으면서 꽃 색이 분홍색인 것이 있는데 이는 내장금란초라고 한다. 전북 내장산을 중심으로 자라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털이 있고 꽃 모양이 조개나물과 비슷하여 가지조개나물이라고도 불리는데 조개나물은 곧게 서고 금란초는 땅에 깔려 퍼져 자라는 것이 분명하게 구별된다. 금란초를 금창초(金瘡草)라도 하는데, ‘금창(金瘡)’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칼이나 창, 화살 따위의 쇠끝에 다친 상처, 또는 그 상처가 덧나서 헌 데’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아마도 금란초를 민간약으로 상처난데에 찧어 바른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관식이 있었던 날 제주에서 한 포기를 캐어다가 혹시라도 살까 하여 교회 뜰에 심었었다. 기대한대로 월동을 하고 이듬해에 꽃을 피웠다. 강화로 이사해서는 일부러 옮겨 심지 않았는데, 아마도 다른 것들을 옮기면서 따라왔는지 앞마당 한 귀퉁이에 자리 잡고 몇 년째  꽃을 피우고 있다. 남녘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자란초가 중부지방 강화에서까지 자라게 된 것이다. 반갑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영향인 듯싶어 지구의 내일이 염려스럽다.

 금창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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